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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도시재생으로 가는 길 ①

도시재생, 지속가능한 사업 되려면

김효경 기자   |   등록일 : 2014-01-06 11:23:00    최종수정 : 2014-01-06 17: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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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5일, 도시재생 특별법이 시행됐다. 이어 도시재생 특별법에 의한 ‘국가 도시재생 기본방침’도 수립됐다. 기본방침에 따르면, 올해 정부예산안으로 진행될 도시재생 선도사업은 근린재생형과 경제기반형으로 나뉜다. 선도사업 지정은 총 8곳으로 지자체 공모를 통해 선정된다. 근린재생형(6곳)은 쇠퇴한 중심시가지를 문화·예술·관광 등을 통해 활성화 하는 생활권 단위의 도시재생 사업이고, 경제기반형(2곳)은 노후산단·항만, 역세권 등과 주변 배후 지역을 연계해, 복합개발로 도시전반 경제회복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이런 사업을 통해 도시재생이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국내의 도시재생 정책이 이제 막 걸음마를 땐 초기단계로 여러 도시재생 사례 분석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자. 


민·관 협력으로 성공하는 도시재생 사업


[바샤미치 마을만들기/자료=국토연구원]

 

[내셔널 아트 파크 구상/자료=국토연구원]


도시재생 사업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해외 나라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도시재생 사업 전면에 공공기관이나 정부, 지자체가 아닌, 민간 재생단체와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민간 재단의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민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회사(CDC)를 설립하고, 지자체가 이를 감독한다. 도시재생회사(CDC)의 재원은 중앙정부를 비롯해 지자체·민간에서 함께 마련하고 있다. 또, 독일의 ‘슈테른(STERN)’이라는 민간 기업은 연방정부나 시정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해 도시재생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슈테른은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도시재생(Behutsame Stadterneuerung)’이라는 모토 아래, 물리적 시설 위주의 개선보다 지역 공동체를 강화하는 교육·문화·복지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예로, 1999년 베를린시의 근린 생활권 단위의 사회통합적 재생 프로그램인 ‘마을만들기(Quartiersmanagement)’가 있다. 현재까지 34곳이 대상지로 선정돼 매니저가 상주하면서 공공과 주민의 사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들도 마을협의회를 구성해 재생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일본의 창조도시 요코하마도 지역주민이 주체가 된 ‘마을만들기’ 도시재생에 일찍이 나섰다. 1976년 바샤미치 정비사업은 지역주민(상인)과 관이 마을 정비내용을 공동으로 작성했다. 마을의 보도 정비, 광장의 설계, 건축물의 형태 등 3가지 사업 요소가 검토됐다. 아울러 건축 디자인 기준과 마을만들기 원칙을 담은 ‘바샤미치 마을만들기 협정’이 체결됐고, 그 운용은 지역 위원회가 담당했다. 이때 관은 어디까지나 지원자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바샤미치 마을만들기 협정에는 기본방향, 마을경관(색채, 마을만들기사업·시공부분의 변경 등), 건축물(건축물의 신축·증개축 및 기존건축 물의 개수·개장, 건축용도, 업종·업태의 제한, 건축물의 디자인, 유지관리 등), 간판·광고물(현수막 간판의 설치, 간판·광고물의 금지, 패키지 비율, 간판·광고물의 종류, 기준의 적용 등)을 비롯해, 바샤미치 명물 만들기, 방문객에 대한 홍보, 환경보전 등의 전략까지 담겨 있다.


바샤미치의 성과를 계기로 유사한 사업과 도시재생이 단계적으로 전개됐다.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도심부뿐만 아니라, 도심 주변과 교외지구에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물과 초록의 마을만들기’, ‘역사를 활용한 마을만들기’ 등 각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이 전개됐다. 이에 요코하마시는 2004년, ‘문화예술창조도시=크리에이티브 시티·요코하마’라는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마을의 매력을 높이고 도시 활성화 등 경제 발전을 도모하기에 이르렀다. 2009년에는 바샤미치역 주변지구를 창조거점으로 한 '내셔널 아트 파크'가 구상됐다. 내셔널 아트 파크 구상이란, 워터 프런트 에어리어 6개 거점지구의 정비 촉진, 기존 도심부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창조거점’의 형성, 이들을 연결하는 수변·수역 네트워크 형성으로 구성됐다.


장수마을, 자생적 도시재생을 시작하다



[장수마을 위치도/자료=서울시]

 

[장수마을 주민참여형 재생사업 계획도/자료=서울시]


국내 서울에도 ‘마을만들기’의 대표적인 사업이 있다. 바로 성북구 삼선동1가 300번지 일대(18,414㎡)의 낙산성과 아래 낡은 단독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달동네 ‘장수마을’이다. 장수마을의 주택은 95% 이상이 지은지 25년도 넘은 낡은 주택이다. 주택뿐만 아니라 마을의 주거 환경도 열악했다. 2004년, 마을이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많은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거나, 곧 마을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집이나 마을을 돌보지 않았다. 게다가, 장수마을의 정비사업은 순탄하지 않았다. 마을의 68%가 국공유지였고, 한양도성과 삼군부총무당의 문화재 앙각적용으로 사업성이 결여되어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빈집이 계속해서 늘어가던 장수마을이 2008년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비정부단체(NGO) 대안개발연구 모임이 마을 살리기에 나서면서 주거복지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모임은 기존의 전면 철거식 재개발이 장수마을을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특히, 2011년 모임의 회원이 설립한 마을기업 ‘동네목수’가 시발점이 됐다. 동네목수는 빈집을 리모델링하고 마을의 무너진 계단 보수, 난간 설치 등의 작업을 이어나갔다. 또,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주민들도 동네목수와 함께 마을을 정비했다. 결국, 서울시는 2012년 5월 장수마을을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하고, ‘주민참여형 재생사업(마을만들기)’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2013년 12월 사업을 완료했다. 이에 주민과 마을활동가들이 스스로 정비사업 대안개발을 연구하고, 마을가꾸기 사업을 부분적으로 추진한 주민 중심의 마을만들기 사례로 손꼽히게 됐다.

  

- 장수마을 주민참여형 재생사업 주요 내용

 

- 마을박물관 및 주민사랑방 현황

[자료=서울시]


장수마을의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은 주민들과 마을활동가 및 전문가가 협업하여, 거주자 중심의 마을재생이 이뤄지도록 계획했다. 그동안의 행정주도 하향식 계획수립이 아닌, 마을 주민과 마을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마을 문제점의 해결방안과 체계적인 마을 통합재생 방안을 담았다는 점에서 크게 의의가 있다. 장수마을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의 주요 내용은 크게 공공사업 부분인 ▲주민공동이용시설 ▲기반시설 및 가로환경 개선 ▲기존 건축물 정비 지원과 민간 주축 부문인 ▲마을다움 지키기 ▲공동체 활성화이다.


우선 주민공동이용시설의 경우, 마을박물관, 주민사랑방, 도성마당 등 다양한 주민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했다. 조성비용은 공공이 투자했고, 운영은 주민 운영위원회가 맡고 있다. 마을박물관은 한양도성 등 장수마을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주민 삶을 기록·전시하는 공간으로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해 지어졌다. 주민사랑방과 도성마당 등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앵커시설은 기존 형성된 장수마을 공동체뿐만 아니라 인근 성곽마을로의 공동체 활동이 확산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또한 마을의 도시가스 공급, 하수관거 정비, 가로환경정비, 안전 및 방재환경 조성과 같은 기반 시설도 정비도 이뤄졌다. 도시가스공급관의 경우, 서울시가 메인관로는 물론 도로에 깔리는 공급관까지 시비로 설치했다. 이 밖에도 노후·불량 하수관거를 정비하고, 범죄예방을 위해 CCTV, 보안등을 설치했으며, 삼선교로 4길 등 마을 내 주요 골목길 가로환경도 보행에 안전하도록 재정비하는 등 기본적인 생활환경을 개선에 힘을 더 했다.


한편, 장수마을의 경우 한양도성과 연계된 특화마을로 문화재보호구역 관련 각종 규제가 뒤따랐다. 이에 서울시가 주민 보상 차원으로 주택 개보수비용 시범지원을 결정했다. 기존의 노후한 개별주택 계량을 위해서 공사비의 50%(최대 1,000만원)까지 직접 지원한다. 지원 대상 가구 선정은 장기거주, 주택 노후도 등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2013년에 시범사업 대상으로 8가구가 선정됐다. 시는 이를 보완해 매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신축 건물은 되도록 주거용도 위주여야 하고, 1~2층으로 층수가 제한된다. 이 밖에도 지붕 재질, 색채, 담장 등 마을 가꾸기 세부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마을환경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장수마을의 ‘마을만들기’는 자생적 도시재생이라는 것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주민과 전문가가 먼저 마을을 살리기 위해 움직였고, 이 후 서울시가 물리적 환경개선을 도왔다. 아울러 주민협의회 및 마을운영위원회 등을 구성해 마을약속을 체결하고, 새롭게 조성된 주민공동이용시설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관리하는 공동체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장수마을은 초기 마을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주민간 교류를 통해 공동체 기반을 다지고,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를 추진한 사례로 의의가 크다. 즉, 도시재생 사업에 있어 무엇보다도 주민 참여가 성공의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마을에 필요한 공공사업과 계획을 주민과 전문가, 행정이 함께 구체화하고, 마을의 바람직한 관리방향과 미래모습이 제안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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