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리모델링된 혜화동사무소 평면도 및 전경 모습/자료=종로구] 한옥의 공간은 가구식 구조의 특성과 다양한 개폐 방식을 지닌 창호 등으로 인해 가변성과 융통성을 가진다. 들어열개가 가능한 분합문과 다양한 창호는 몇개의 내부공간을 쉽게 통하게 하거나 분리할 수도 있다. 모든 공간은 문을 통해 막힘없이 하나도 연결돼 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하나로 연결돼 있어 실제보다 훨씬 넓고 시원해보이는 공간적 특성을 지닌다. 또한, 창호지를 바른 전통창호와 들어 열어 걸어놓을 수 있는 분합문은 내부와 외부공간을 쉽게 하나가 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한옥은 내부공간과 외부의 자연이 들락거릴 수 있는 편안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가구 사용이 절제되고 이동 가능한 가구를 사용함으로써 융통성 있는 운용이 가능하며, 이러한 한옥의 공간적 특성은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한다. 한옥 외부공간을 살펴보면, 한국의 한옥은 많은 채와 간의 분화에 특성이 있다. 채와 채가 마당을 매개로 연결되어 큰 틀을 이루는데, 그 과정에서 내외부 공간의 접속과 분절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개발해 왔다. 마당 역시 채와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성격과 형식을 갖는다. 처마와 퇴칸의 공간, 다양한 창호의 형식과 개폐 방식이 건물을 담당하는 부분이라면, 담과 석물, 기단과 화계 등을 이용하여 공간의 성격을 만드는 일은 마당의 몫이다. 많은 채와 채들이 크고 작은 많은 마당들을 두면서 외부공간을 형성하고, 각 채들 자체는 다시 여러 개의 간으로 분화되어 변화한다. 이 외부공간의 구성에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대문들과 담장들이 건축되므로 공간의 주체가 되는 몸체에 이르기까지 공간의 연속성을 가지며, 공간 정서의 변화를 이룬다. 또한 작은 구릉지에 자리 잡은 한옥은 우선 마당과 마당들이 서로 높낮이가 다른 단을 형성하며, 여기에 다시 주와 종의 관계로 기단의 고저 차이를 이루기 때문에 공간의 위계성이 생긴다. 이러한 특성은 현대에서도 모방하여 건축계획에서 건축배치의 공간연출 수법으로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집단주거단지에서의 공간연출 기법으로 적극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분류 |
분류 내용 |
문화재 한옥 |
전통시대에 건축된 것으로 문화재로 지정 및 원형보전을 원칙으로 하는 한옥 |
현대의 전통한옥 |
일부시설을 현대설비로 수정하였으나 전통적인 기법을 토대로 충실히 재현한 한옥 |
건축가에 의한 현대한옥 |
건축가나 건축에 대한 자질이 있는 자에 의해 새롭게 해석돼 신축되거나 이노베이션 되는 한옥 주된 한옥 목조가구식 구조와 다른 구조와의 병용으로 구축한 한옥 |
한옥풍 건축 |
목조가구식 구조의 축조 없이 단지 내부 인테리어적인 요소로 한옥을 차용한 건축 |
이렇듯 현재 한옥의 양상은 4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문화재 한옥’은 건립 연대가 오래된 국가적, 민족적,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경관적 가치를 지녀 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을 말한다. ‘현대의 전통한옥’은 위생시설과 난방 등 일부 현대생활에 맞추어 현대식 설비로 수정한 경우가 많으나 전통적인 기법을 전수한 장인에 의해 많은 부분 전통적인 기법을 충실히 재현한 건축물을 말한다. 또한 한옥을 전체적으로 모방하거나 한옥의 조형적 요소를 차용한 것과 한국전통의 목조구법이 전체나 일부 적용된 친환경주택이나 생태주택을 말하며, 한옥을 새롭게 내부 설비를 포함하여 현대적으로 모방 적용하여 주택이나 주택 외의 용도로 전환하여 사용하는 것을 ‘건축가에 의한 현대한옥’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한옥풍 건축은 한옥의 조형적 요소를 차용하여 한옥성을 나타내는 건축물이나 현대건축물 내의 부분적인 실이나 일정한 공간 부분을 인테리어 위주로 디자인하여 표현된 건축물을 말한다. 대표적으로는 호텔이나 여관에 존재하는 한실 혹은 온돌방을 예로 들 수 있다. [문화재 한옥(좌)과 현대의 전통한옥(우) 모습/자료=urban114] 국내 한옥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언론을 통한 간접체험이나 단기적인 관광체험 등으로 미비하게 나타난다.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한옥을 경험하고 있으며 주로 언론에 의한 간접체험(64.0%)이나 단기적인 관광체험(49.7%)으로 과거 한옥 거주경험이 있는 경우는 40.8%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을수록 과거 한옥에 거주한 경험이 많고, 연령이 낮을수록 음식점과 숙박시설 등을 통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은 양상을 띄고 있다. 일반인에게 한옥이라고 인식되는 범위는 내부는 현대화되어 있더라도 기와지붕과 목구조는 한옥에서 유지해야 할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한옥의 친환경적, 건강적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됐고 한옥 거주 경험자들은 특히 한옥의 외부공간의 다양한 활용도를 높게 평가하였다. 반면 고가의 주택비용, 유지관리의 어려움 등이 단점으로 많이 지적되었다. 특히 겨울철 난방문제와 현대적 생활의 불편함이 언급되었으며,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되더라도 한옥에 거주할 의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옥 거주 시 냉난방 기능이 우려사항으로 많이 언급되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설비 개선과 더불어 홍보활동을 통한 인식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옥 연상 이미지/자료=건축도시공간연구소] 한국관광공사를 중심으로 한옥에서의 문화체험 등을 통한 직접경험을 장려하고 있으나 더욱 효과적으로 직접경험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한옥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 동사무소, 어린이집, 도서관 등 공공시설 및 문화시설을 한옥으로 건축하여 일상생활에서 한옥을 다양한 계층이 직접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또한 현대주택의 주거 성능, 수요자들이 한옥의 장점으로 인식하는 친환경성, 건강, 외부활동의 다양성 등을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여 자연환경이 우수한 전원, 농어촌 지역에서 고급화된 한옥을 공급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