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하부 공간의 부정적 이미지 사례/자료=urban114]
대부분의 고가 하부 공간은 쾌적하지 못한 환경으로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도시 우범지대로 전락하거나 미개발 지역으로 방치되는 것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도심 속 무분별하게 차지하고 있는 교통 고가 시설물의 하부 공간은 대부분 차도나 하천 등으로 구성되어 있거나 부분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규모의 하부 공간은 공용주차장 또는 쓰레기 집하장 등으로 이용되고 있어 부정적인 공간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비활성 공간에 대한 개발은 공간의 새로운 성격 부여 또는 활용도가 높아지는 프로그램이 되지 못하고 시각적 장식이나 반복적으로 구성하는 관습적 공간 형성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공간의 벽면을 이용한 슈퍼그래픽 또는 조경수를 활용한 녹지공간 조성 등의 방법이 적합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간 활용 측면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홍제IC 고가도로 하부 공간: 하나물빛공원= 서대문구 쓰레기 무단투기의 집하장, 건설자재 및 장비들이 즐비해 있던 홍제3동 하나유원아파트(홍제3동 454-1) 일대에 하나물빛공원이 조성돼 주민들의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하부 공간의 슬럼화된 이미지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증가하게 되자 2,200㎡ 면적에 지난 2008년 6월 착공에 들어가 4개월 공사 후 친수공간을 기본으로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조성되게 되었다. 폭포 및 계류, 연못, 높이 4m, 넓이 7.3m의 워터스크린, LED조명등, 전망대 등 총 5억 5,800만 원이 투입되어 조성된 공원에는 고가도로 하부 공간의 특성이 일조량 부족에 대비하여 음지에 잘 자라는 회양목 등 키 작은 나무 식재를 선택하였다. 또한 휴식을 취하는 주민들의 편리를 고려하여 점토벽돌 등으로 주변 포장 공사를 시행하였다.
[서대문구 홍제3동 454-1 일대 하나물빛공원 조성 전후/자료=urban114]
◆ 금천IC 고가도로 하부 공간: 금천한내 장미원= 금천한내 장미원은 서해안 고속도로 금천IC 고가도로 인근으로 조성 규모는 총 연장 700m이다. 서울시 금천구청역에서 시흥빗물펌프장에 이르는 금천한내(안양천)에 위치하며, 주변은 주로 공동주택단지로 되어있다. 금천한내 장미원은 서해안 고속국도 고가하부의 제방 주위에 경관 향상을 위해 기존 제방 길 화단을 재정비한 것이다. 기존의 이 구역은 회양목 상태가 불량하고 인도가 없어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상태였다. 이 공간은 화단 재정비 이외에 하부 공간을 이용해 휴게 및 운동공간으로 활용하며 벤치 등의 편의시설과 교목 및 관목으로 녹지가 조성되어 있다.
[금천구 시흥동 금천한내 장미원/자료=urban114]
화단에는 장미꽃을 연중 감상할 수 있도록 연 3~4회 꽃을 피우는 사계장미 32종 1만 5천여 주를 식재해 조성하였다. 화단 재정비 사업 이외 안양천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데크, 트랠리스(Trellis), 독서 장미원, 포토 존과 어린이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안전 교육장도 조성되어 있다. 교통안전 교육장은 280㎡의 면적에 보도, 차도, 횡단보도 등을 축소한 교육장과 각종 교통안전 표지판, 안전교육 안내판 등이 설치되어 있다.
◆ 남항대교 하부 공간: 브리지 수변테마공원= 남항대교 수변공원은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총 6억 5천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어 2012년에 완공되었다. 수변공원의 면적은 약 5,783㎡로 놀이마당과 바닥 분수, 돗자리, 녹색 쉼터 등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해변 쪽에는 길이 28m, 폭 9m의 계단식 원형 무대 및 관람석도 조성되어 있어서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되고 있다. 또한 해변을 끼고 태종대 방향으로 난 길이 200m 구간의 보행로를 개선하고 화단, 해안 제방, 벽화 등을 정비해 웰빙 산책로로 새 단장하였다. 웰빙 산책로와 연결되는 절영 해안 산책로에도 개나리 꽃길이 조성되어 있다.
[남항대교 수변테마공원/자료=urban114]
◆ 청담대교 하부 공간: 걷고 싶은 거리= 서울 광진구는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 차원에서 지난 2002년 6월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 진입로 입구의 지하철7호선 교각 아래에 길이 약 400m, 넓이 1천여 평 규모의 조각공원을 포함한 시민 휴식공간을 조성했다. 청담대교 고가도로는 광진구 자양동 부근에 위치하며 조성 규모는 약 0.8㎞로, 주변은 대부분 소규모 상가이며 공동주택단지 및 학교가 인접해 있다. 고가도로 하부 공간은 인근 주택가, 상가의 휴식 및 운동을 위한 휴게시설, 운동시설이 조성돼 있다. 녹지 및 바닥분수, 조형물, 운동시설과 50m 바닥 지압보도, 야간조명 시설 등의 경관시설을 포함한 20여 개의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부분적으로 담쟁이 넝쿨을 이용한 벽면 녹화가 이루어져 있다.
[청담대교 걷고 싶은 공간/자료=urban114]
국내 고가도로 하부 공간 개발 사례를 살펴보면, 홍제IC 고가도로 하부 공간인 하나물빛공원의 경우 도심친수공간으로 주민들의 환경 개선 민원으로 인해 조성되었다. 공간의 환경성 및 가드레일의 설치로 안전성은 높으나, 공간의 상징성 및 접근성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 금천한내 장미원은 환경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화단 재정비가 된 사례이며, 기존의 공간성을 살리고 학습공간으로의 활용에서 뛰어나 환경성 및 상징성이 높지만 하천 인접 대지로 접근성이 다소 낮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수변의 특성을 살린 수변테마공원의 경우 지역적 상징성과 환경성이 높고, 차량 소통이 적어 안전성도 확보되지만 바다로 인해 접근성을 다소 부족한 편이다. 청담대교 걷고 싶은 거리는 고가 하부 공간 이외 추가 공간의 활용도 및 접근성이 좋은 편이며, 조각공원으로 공원 자체의 상징성은 있지만 지역적 배경의 상징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고가도로 하부 공간이라는 공간적 특수성을 살펴볼 때 공간의 상징성을 기반으로 하는 정체성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도로와 인접해 안전성 및 접근성이 낮게 나타난다. 또한 차량 소통과 가까운 대지는 소음 및 매연으로 인한 쾌적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다양한 활용방안 모색 및 녹지조성과의 연계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대상지 인근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의 유입으로 대지의 활용성 및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개선·개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