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연초제조창 항공사진과 조감도/자료=청주시]
청주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공시설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이에 따라 청주 옛 연초제조창의 일부 건축물이 친환경 오픈스페이스로 재탄생하기 위해 철거된다. 청주시는 지난달 28일 옛 연초제조창 부속건물 9개동에 대한 공유재산관리계획이 청주시의회로부터 원안 승인됨에 따라 중앙광장 및 게이트센터 조성 등 공공시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의 계획안에는 옛 연초제조창 건물 9개동을 철거해 광장과 게이트센터를 건립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청주시 상당구 내덕2동 옛 연초제조창 일대는 지난 2014년 국토부로부터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12월 국토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전국 46개 국가지원 도시재생 지역 중 처음으로 민간 자본이 투입된다. 민간 사업자는 2만 1,020㎡ 터에 비즈니스센터, 복합 문화·레저시설을 지을 예정으로 사업비 1,718억 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옛 연초제조창 주변 도로 확장과 문화업무시설 건립 등 마중물 사업에 500억 원을 투입한다. 국립 현대미술관 청주관 건립사업 등에 국비 896억 원이 지원된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선도사업은 문화를 통한 옛 연초제조창의 역사성을 보존하면서 일부시설에 대해 민간투자를 유치해 쇠퇴한 내덕동과 주변지역에 새로운 경제 기능을 도입하기 위한 사업으로 현재 상당로 확장공사 등 기반시설 정비사업 추진과 함께 주변지역 노후 건물 철거 후 새로운 건물이 일부 신축되는 등 재생효과가 확산되고 있다. 또 업무시설과 집객시설 등을 통해 주변지역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민간투자 유치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청주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선도지역 개요/자료=LH]
이번 철거가 확정된 부속건물 9개동은 연면적 6만 6천㎡다. 식당동은 지난 1962년 준공된 철근콘크리트조 건물로(3층, 연면적 3,035㎡)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으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리모델링에 65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부지 중앙에 위치해 전체 경관 저해 및 광장의 활용성을 저하함에 따라 철거된다. 철거 후 시민들을 위한 대규모 친환경 오픈스페이스로 조성하고 각종 문화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후생동은 1954년에 준공된 연와조 건물로(2층, 연면적 2,578㎡) 민간사업부지 경계와 국립현대미술관 전면에 위치해 광장 및 미술관 진입을 위해 당초 활성화계획에 철거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나머지 7개동은 유류고, 상차장, 연결복도 등으로 공예클러스터 및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문화시설 조성을 위해 정리가 필요한 부속시설물로 11월부터 철거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민간투자 유치를 위해 내덕칠거리 주변 기 철거가 확정된 사무동 등 4개동(3만 8천㎡)을 포함한 전체 철거건물 연면적은 10만 4천㎡로 건물 신축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철거가 계획됐다. 철거면적은 옛 연초제조창 전체 연면적 12만 2천㎡의 8.5%에 불과하며, 첨단문화산업단지, 동부창고 7개동, 본관동 및 국립현대미술관 등 연초제조창 주요 건축물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 문화공간 및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정순영 시 도시전략팀장은 “청주시는 앞으로도 선도지역 사업 추진과 관련해 지역주민, 관련기관 및 단체 등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옛 연초제조창을 세계적인 문화명소로 조성하겠다”며 “아울러 민간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 지역경제를 견인할 도시재생 명소로 재탄생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를 당부했다.
한편 시는 민간투자 유치를 위해 지난 10월 부동산개발 및 금융 전문 공기업인 LH, HUG와 도시재생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해 본관동 전체를 민간참여사업과 함께 통합 추진하고, 도입시설 전체에 대해 재검토하는 것으로 추진방향을 설정했으며, 오는 12월까지 투자유치 전략을 수립한 후 내년 상반기 중 민간공모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옛 연초제조창 건물 일부 철거 놓고 시민·문화단체 반발
충북 청주 옛 연초제조창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청주시가 옛 연초제조창 건물 일부를 철거하기로 해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1940년대 지어져 근현대 역사 유물로 불리는 옛 연초제조창의 일부 건물이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철거하기로 결정되며 지역 내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시는 노후된 옛 연초제조창의 후생동(2,578㎡)과 식당동(3,034㎡)을 철거한 후 2,0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을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시민·문화단체들은 시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문화적 보존가치가 있는 건물이어서 철거보다는 보존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는 “옛 연초제조창 건물 철거를 전제로 한 사업은 문화 재생을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시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주장해 온 문화계, 시민단체, 전문가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사업 계획을 세웠다”며 “옛 연초제조창의 역사성과 문화를 지우는 사업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충북지회도 보도자료를 통해 “옛 연초제조창은 단순한 담배공장이 아니라 우리나라 현대 산업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역사적 공간이자 예술인들이 상상력을 펼칠 창작의 산실”이라며 보존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두 건물의 가치와 보존 방안이 없어 철거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건물 중 1962년에 지어진 식당동은 정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건물을 계속 사용하려면 보수를 해야 한다. 예상비용만 65억 원이다. 또 건축된 지 60여 년이 지난 후생동은 벽돌로 지어져 재건축이 불가능하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는 두 건물은 활용·보존 가치가 없어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될 당시 철거하기로 하고 승인을 받았던 것”이라면서 “공장과 창고 등 연초제조창의 주요 건물은 거의 그대로 보존돼 활용되는 만큼 문화적 가치는 그대로 보존된다”고 설명했다.
청주 옛 연초제조창은 광복 직후인 1946년에 지어진 전국 최대규모의 담배공장이다. 3,000여명의 이 곳에서 100억 개비 이상의 담배를 생산해왔다. 하지만 2004년 가동이 중단됐고, 시가 2010년 인수했다. 현재는 일부 건물이 리모델링 돼 공예비엔날레 등 문화공간으로 사용돼 오고 있다. 청주시는 옛 연초제조창 도시재생 공공시설 사업을 계획대로 정상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역사·문화적 상징성이 있는 옛 연초제조창 건물의 보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 앞으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