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삼일로창고극장은 오는 12월10일부터 23일까지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회 기획 프로그램 <창고개방>을 진행한다.
‘삼일로창고극장을 점령하라! 우리가 만드는 극장으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번 프로그램은 서로 고립된 채 경쟁해야 하는 연극계 현실에 대한 대안적 시각으로 창작자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동료를 통해 새로운 창작동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됐다.
또 공연과 프로그램을 담아내는 극장의 기능을 확장해 극장 자체를 개방함으로써 창작자의 창작과정에 동행하고 창작자들을 연결하는 매개가 되는 것도 목표다. 지난 6월 재개관한 삼일로창고극장은 그 동안 2번의 기획공연, 10번의 대관공연, 전시 프로그램,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왔다.
<창고개방> 세부 프로그램은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 제비뽑기로 팀을 구성하여 24시간 전에 창작주제를 공개, 24시간 동안 10분 이내의 연극을 만들어 발표하는 ‘24시간연극제’(12월11일~23일 오후 7시, 월 쉼, 스튜디오) △희곡을 매개로 사람이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창고대방출 × 자큰북스 리딩파티’(12월11일~22일 오후 8시, 일·월 쉼, 갤러리) △나이제한, 경력제한 등의 이유로 창작지원에 어려움이 있던 40대 창작자들의 무대공연 ‘제한적개방’(12월14일~16일, 금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 공연장) △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창작활동의 공백이 있었던 연출가들의 무대공연 ‘니작품이보고싶다’(12월21일~23일, 금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 공연장) △각 주를 마무리하며 참가자와 관객이 함께하는 네트워킹 ‘창고개방파티’(12월16일, 23일 오후 8시, 갤러리) 등 5개로 구성됐다.
재단 측은 지난 9월 사전모임을 진행해 <창고개방> 프로그램에 대한 현장 예술인들에게 의견을 구해 수정, 보완, 추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24시간연극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뉴욕에서 활발히 진행 중인 ‘24시간 연극’(24 Hour Plays)은 미국, 독일, 핀란드, 멕시코 등 각국에서도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런던(The Old Vic Theatre), 영국 더블린(Dublin Youth Theatre), 미국 뉴욕(Urban Arts Partnership), 미국 버몬트(Bennington College) 등 파트너십을 맺은 극장, 학교, 기관에서 창작자의 창작활동, 교육훈련,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제니퍼 애니스톤, 앨리자베스 뱅크스, 피터 딘클리지, 제시 아이젠버그 등 유명 배우들도 참여한 바 있다. 24시간 영화제를 시작으로 연극, 뮤지컬, 음악 등 여러 장르에서 시도하고 있는데, 제한된 시간 동안 처음 만나는 창작자들이 주어진 주제, 공간, 소품 등을 활용해 짧은 연극을 만들어보는 이 프로그램은 창작자로서의 새로운 도전과 네트워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지난 10월17일 모집을 시작한 이번 ‘24시간연극제’는 4일 만에 60명이 지원해 선착순 마감됐다.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으로 <창고개방>을 기획한 연출가 전윤환은 “이번 프로그램은 ‘당대 젊은 연극인들의 아방가르드 실험실 같은 공간이었던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이제는 우리가 그 공간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서로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삼일로창고극장을 우리가 만드는 극장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창고개방> 프로그래머로는 △전윤환(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 △김기일(연출가) △이효진(연출가, 무대감독) △김해리(자큰북스 대표) △김지우(남산예술센터×삼일로창고극장 스태프) △박세희(남산예술센터×삼일로창고극장 스태프) 등이 참여했다.
<창고개방>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2주 간 삼일로창고극장의 모든 공간(갤러리, 스튜디오, 공연장)은 연출, 작가, 배우, 스텝, 사진, 영상 등 100여 명의 창작자들의 창작활동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프로그램 정보와 참가신청은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