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미분양관리지역 선정 현황/자료=HUG]
미분양관리지역에 경기 양주시, 광주 광산구, 강원 강릉시, 경남 사천시, 경북 경산시 등 5개 지역이 추가되고 경기 광주시, 충북 보은군 2개 지역은 해제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9차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수도권 9개, 지방 20개 등 총 29개 지역을 선정해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분양 시장이 호조를 보인 지난해 공급 과잉 우려가 이어지면서 주택 공급 물량을 조절하기 위한 조치로 8·25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시작됐다.
HUG는 미분양 주택 수가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를 대상으로 미분양관리지역을 지정하고 있다. 미분양관리지역 선정기준은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필요 지역 등으로 나뉜다. 최근 3개월간 전월보다 미분양 가구 수가 50% 이상 증가한 달이 있는 곳은 미분양 증가 지역으로, 당월 미분양 가구 수가 1년간 월평균 미분양 가구 수의 2배 이상인 곳은 미분양 해소 저조 지역으로 선정한다.
미분양관리지역에서 주택을 공급할 목적으로 사업 부지를 매입할 때는 분양보증 예비심사 대상이 된다. 예비심사를 받지 않으면 추후에 분양보증(PF보증 포함)이 거절된다. 또한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사업장을 인수하는 경우에도 미분양관리지역이면 예비심사를 받은 후 사업부지를 매입해야 향후 분양보증을 받을 수 있다.
9차 미분양관리지역에는 경기 양주시, 광주 광산구, 강원 강릉시, 경남 사천시, 경북 경산시가 새롭게 추가 지정됐다. 미분양관리지역 선정기준에 따라 경기 양주시와 광주 광산구는 ‘미분양 증가·미분양 해소 저조 지역’으로 강원 강릉시와 경남 사천시가 ‘미분양 증가·미분양 우려 지역’, 경북 경산시의 경우 ‘미분양 우려 지역’으로 각각 지정됐다. 이로써 올 4월 말 기준 기준 미분양관리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총 4만 2,052가구로 전국 미분양 주택 총 6만 313가구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미분양관리지역은 수도권에서 경기 양주·오산·화성·남양주(공공택지 제외)·용인·안성·평택시와 인천 연수·중구 등 9곳이다. 지방에서는 강원 강릉·원주시, 경북 경산·포항·경주·구미·김천시, 경남 사천·창원·양산·거제시, 제주 제주시, 충남 서산·아산·천안시, 예산군, 충북 청주시, 전북 군산·전주시, 광주 광산구 등 20곳이다. 8차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됐던 경기 광주시와 충북 보은군은 미분양이 감소해 관리지역에서 제외됐다.
국토부 통계누리에 공표된 수도권 미분양관리지역의 현황을 살펴보면, 양주시는 4월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이 920가구로 전월 59가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주택 신규 공급 물량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나머지 지역도 미분양이 대체로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에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용인시는 같은 기간 4,000가구에서 3,471가구로 미분양 물량이 줄었지만, 여전히 도내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을 보유하고 있다.
두 번째로 높은 평택시 역시 2,950가구에서 2,256가구대로 줄어들었다. 이어 화성시(1,765→1,575가구), 안성시(1,386→1,284가구), 오산시(1,306→1,154가구), 남양주시(1,099→984가구) 등의 순이다. 이들 7개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경기도 전체 물량(1만 3,309가구)의 87%를 차지한다. 인천에서는 중구가 2,386가구로 인천 전체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연수구는 379가구로 전월 901가구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충북 청주시 한달 새 미분양 물량 68% 증가
지방에서는 충북 청주시가 청주가 8개월째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가운데,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전월에 비해 2.2% 감소했지만 청주시는 무려 70% 가깝게 급증했다. 아파트 과잉 공급으로 청약 경쟁률이 바닥을 맴돌면서 좀처럼 미분양관리지역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7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HUG는 지난달 28일 청주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재지정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1,259가구에서 1,201가구로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 2월 1,259가구, 3월 1,633가구로 늘더니 4월에는 전월보다 무려 68.5%나 많은 2,751가구로 급격히 불어났다. 지난 4월 635가구 분양에 나선 흥덕 파크자이는 전체의 89.6%인 569가구가 미분양됐다. 청주에서 최근 분양에 나선 다른 아파트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청주 행정타운 코아루 휴티스 미분양 가구는 432가구로, 전체의 81.5%를 차지한다.
아파트 공급 과잉, 대규모 미분양 발생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상황에서 곧 충북 최대 규모인 청주 상당구 동남지구 내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공동 시행·시공사인 대원·대원건설은 오는 7~9일 1,382가구를 분양한다. 이지개발산업과 아이시티개발은 각 562가구, 1,407가구를 올 연말이나 내년 초 분양할 계획이다. 미분양이 속출하는 가운데 동남지구 아파트 분양이 미진할 경우 청주 아파트 미분양 사태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분양 여파로 아파트 시세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시세는 작년 12월 기준 3.3㎡당 평균 1,713만 원에서 지난달 15일 1,924만 원으로 12.3%나 뛰었다. 그러나 청주의 경우 같은 기간 630만 원에서 627만 원으로 0.4% 소폭 하락했다. 과잉 공급이 해소되지 않는 한 청주의 아파트 분양·매매 시장이 위축되고 시세 역시 당분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청주시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 동남지구 분양에 대한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며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한 청주는 당분간 미분양관리지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